퇴사는 결심이 아니라 계산에 가깝다
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, 결국 비슷한 질문으로 돌아온다.
“언제쯤이면 나가도 될까요?”
대부분은 이 질문을 감정의 문제로 생각한다. 지금 회사가 힘든지, 일이 재미없는지,
혹은 투자 성과가 잘 나오고 있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.
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, 퇴사는 결심의 문제가 아니라 계산의 문제에 가깝다.
그리고 그 계산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. 확인해야 할 숫자는 많지 않다. 딱 세 가지면 충분하다.
첫 번째 숫자: 12개월 생존 숫자
이 숫자는 가장 단순하지만, 가장 중요하다.
“수익이 0이어도 1년을 버틸 수 있는가?”
여기서 말하는 1년은
낙관적인 1년이 아니라,
아무것도 잘 풀리지 않는 최악의 1년이다.
- 연간 생활비
- 고정비(보험, 세금, 이자 등)
- 예비비
이 세 가지를 합친 금액이
현금성 자산으로 확보돼 있는지가 핵심이다.
이 숫자가 없으면,
투자는 언제든 생존 게임으로 바뀐다.
손실을 감당하지 못해서가 아니라,
손실을 버틸 시간이 없어서 판단이 흔들린다.
두 번째 숫자: 전략의 기대값
많은 사람들이 수익률을 본다.
하지만 퇴사를 고민하는 시점에서는
수익률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.
이 수익이 ‘운’이 아니라 ‘전략’에서 나왔는가
확인해야 할 건 단순하다.
- 왜 들어갔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
- 어디서 틀렸다고 판단하는지 정해져 있는가
- 손실이 났을 때, 대응이 바뀌지 않았는가
이 질문들에 즉답이 나오지 않는다면,
그 성과는 아직 퇴사를 지탱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.
특히 중요한 건
같은 규칙으로, 같은 방식으로, 일정 기간 반복됐는지다.
한두 번의 좋은 결과는 숫자가 아니라 사건에 가깝다.
세 번째 숫자: 월 바닥 수익
사람들은 평균 수익을 이야기한다.
하지만 퇴사를 결정할 때 봐야 할 건 평균이 아니다.
“가장 안 좋았던 달은 어땠는가?”
- 하위 20% 수준의 월 성과
- 몇 달 연속 이어졌는지
- 그 상태에서도 생활이 유지됐는지
이게 바로 월 바닥 수익이다.
평균 수익이 높아도,
바닥이 낮으면 심리는 언제든 흔들린다.
퇴사는 최고점을 기준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,
최저점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.
이 세 숫자가 만들어주는 것
이 세 가지 숫자가 갖춰지면
신기하게도 퇴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.
- 조급함이 줄어들고
- “지금 나가야 하나?”라는 질문이 사라지고
- 대신 “아직 구조를 조금 더 다듬자”라는 생각이 든다
퇴사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된다.
아직 숫자가 부족하다면
이 글을 읽고
“아직 이 숫자들이 명확하지 않다”고 느낀다면,
그건 실패가 아니라 정상이다.
중요한 건
지금 퇴사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,
이 숫자들을 만들고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다.
퇴사는 언제든 할 수 있다.
하지만 다시 구조를 만들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.
스스로에게 던지는 점검 질문
- 수익이 6개월 멈춰도 같은 판단을 할 수 있을까?
- 이 성과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?
- 최악의 달에도 전략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?
이 질문에 점점 “예”가 늘어나고 있다면,
퇴사는 이미 계산 안으로 들어와 있다.
이 글의 핵심 정리
- 퇴사는 결심이 아니라 숫자의 문제다
- 평균보다 중요한 건 생존 기간과 바닥 수익이다
- 이 세 숫자가 갖춰지면, 퇴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
다음 글에서는
“수익률보다 바닥선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”,
그리고 왜 많은 전업 투자자가 평균에 속아 무너지는지를 정리해보려 한다.
이 글은 ‘퇴사와 전업투자’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.
전체 흐름은 아래에서 확인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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